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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자 이야기

용산 기계식 키보드 타건 후기

로이드.Roid 2019. 1. 27. 16:24

용산에 오랜만에 갔다왔다. 기계식 키보드 한 번 만져보려고.

지금 프로그래머로 일한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긴 했었는데 키보드 레이아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계속 쓰던 키보드를 쓰고 있었다. 

참고로 지금 쓰는 키보드는 삼성전기에서 출시된 DT-35다. 고전전인 106키 레이아웃이고, 요즘 나오는 키보드와는 다르게 방향키를 기준으로 양 옆 키그룹 사이의 간격이 넓직하다. (아래 사진 참고)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기계식 키보드를 보다가 스카이디지탈에서 저런 레이아웃의 기계식 키보드가 나온다는걸 알게 되었다. 대략 아래 두 모델 정도가 괜찮아 보이더라.

NKEY R5 - \88,000
NKEY R3 - \90,000


용산에 가면 혹시나 타건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한 번 가봤다. 인터넷에서 용산 타건샵 찾아보니깐 많이 나오더라. 대략 아래 4개 업체가 제일 유명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선인상가에 있는 3개의 업체만 가봤다.

피씨기어 - 선인상가 21동 3층
리썬즈몰 - 선인상가 21동 3층
구산컴넷 - 선인상가 21동 2층
리더스키 - 신용산역 5번 출구 근처

주말이라 혹시나 문 닫았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피씨기어, 리썬즈몰, 구산컴넷 모두 영업중이었다. 리더스키는 안가봐서 모르겠고.

처음 가본건데 찾아가는건 어렵지 않았다. 용산역에서 나와서 구름다리라고 하나(?) 그 통로 지날 때 오른쪽으로 선인상가 21동 건물이 바로 보인다.

3층 올라가서 조금 돌아다니니깐 피씨기어 매장 바로 보이더라. 사실 문 연 가게가 많지 않아서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호수까지 알고 가면 더 찾기 쉬울 것 같다. 안내지도에 상호는 안나와있고 호수만 표시되어있어서..


여기부터는 타건 후기. 사진은 없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매장에서 사진 찍는거 별로 안좋아할 것 같아서 안찍었다. 나진상가 쪽은 입구에 아예 "사진촬영금지"라고 써붙어있더라.

먼저 피씨기어. 리얼포스랑 레오폴드 키보드가 메인이고, 나머지 다른 키보드들도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 어쨌든 리얼포스, 레오폴드가 많이 준비되어있었다. 두 키보드를 고려중이라면 그냥 여기오면 될 것 같다. 

다음 리썬즈몰. 스카이디지털 키보드를 타건해볼 수 있었다. 다른 키보드들도 많았는데 제조사, 모델명, 축 타입등이 써져있지를 않아서 아쉬웠다. 청축 키보드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고. 

마지막으로 구산컴넷. 앱코 키보드가 많았다. 축은 대부분 청축. 앱코 키보드 구입 할 생각이라면 여기로 오면 될 것 같다. 여기까지가 매장 후기.


그리고 처음 뚜드려 본 기계식 키보드 후기. 유튜브 같은데서 타건 영상 봤을 때는 청축 키보드를 사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일단 타이핑을 좀 세게 하는 편이기도 하고, 소리가 큰 키보드를 좋아하는 것도 있으니깐. 근데 막상 가서 청축 키보드를 처봤더니 와...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더라. 

이게 글로 표현하기가 좀 어려운데 청축에서 나는 소리는 키를 눌렀을 때 키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안에 있는 부품(?)이 딸깍(?) 하면서 나는 소린데.. 이게 막상 들어보니 너무 거슬리더라.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젼혀 아니었다. 실제로 타건 해보기 전까지는 무조건 청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한 번 쳐보고 그 뒤로는 청축은 그냥 패스했다. 이래서 꼭 직접 타건해보고 사야되는건가보다.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아래 영상 같은 소리다. 

 

클릭음이 크게 들리지는 않는데, 왼쪽은 클릭, 오른쪽은 넌클릭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저 클릭음이 아니고 키 자체가 눌려서 나는 소리(?).. 아.. 이거 뭐라고 표현해야 되는지 참 어렵네. 암튼 현재 시판중인 청축 키보드 소리와는 다르다.


축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위에서 얘기했듯이 청축은 소리가 너무 별로였고, 저소음 적축(리얼포스 저소음 포함)은 정말 끔찍한 수준이었다. 키보드를 치는데 아무런 느낌이 안드는.. 누가 쓰라고 줘도 안 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냥 적축은 저소음 적축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별로였고. 흑축은 확실히 쎈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갈축. 나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청축의 거슬리는 딸깍 소리도 없고, 적축과는 다르게 타이핑 하는 느낌도 들고 좋았다. 지금 키보드를 산다 그러면 축 고민은 없을 것 같다. 그냥 갈축을 바로 선택할 듯.


브랜드 관점에서는 앱코 키보드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평소의 앱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전혀 기대를 안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는데 가격에 비해서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모델명까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앱코는 안 살거라서. 브랜드만 가지고 제품을 판단하는건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앱코는 전에 한 번 당한게있다. 궁금하면 아래 링크 클릭.

2018/08/16 - [컴퓨터/하드웨어] - 앱코 NCORE 탱고 구입 후기


처음에 구입을 생각중이던 스카이디지털 키보드는 청축 키보드는 타건해볼 수 있었는데 역시.. 청축 소리는 별로였고, 갈축은 키보드가 없어서 타건해보지 못했다. 대신에 다른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찾았다. 고전적인 엔터키 모양은 포기해야 되겠지만..ㅜㅜ

리얼포스는 후배(이 친구도 프로그래머)가 추천하기도 했고 나도 기대를 제일 많이 했었는데 막상 타건해보니 좀 실망스러웠다. 저소음은 위에 썼으니 스킵하고, 저소음 아닌 제품도 "레오폴드"랑 비교해서 20만원 정도를 더 지불할만한 이유가 없어보였다. 근데 매장에 있던 다른 어떤 사람은 레오폴드 저소음을 제일 마음에 들어하더라. 키보드도 개인 취향을 많이 타는 것 같다.

그리고 레오폴드. 난 이 키보드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 부분도 글로 쓰기가 참 어려운 것 같은데.. 타이핑 해보면 뭔가 느낌이 온다. 그래서 꼭 구입 전에 타건을 해봐야 되는 것 같다. 지금도 마음속으로 80% 정도는 레오폴드 FC900 갈축으로 정해놨다. 근데 마음에 드는 색상이 품절이라...


그리고 갈축이 청축에 비해서 조용하다고는 하지만.. 사무실에서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샵에서 타건 했을 때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타이핑 하는 소리가 어느정도로 큰건지 감이 안오더라. 근데 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이 타이핑 하는 소리 때문에 내 타이핑 소리 볼륨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면.. 갈축이라고 해도 조용한 사무실에서 쓰는건 조금 무리지 않나.. 뭐 이런 생각이 들고..


참고로 해피해킹 키보드는 없는 것 같더라. 뭐 유닉스/리눅스 개발자가 아니라서 살건 아니었지만 그냥 호기심에 한번 타건해보고 싶긴 했다. 그리고 유튜브 타건 영상에서 듣는 소리랑 실제로 타이핑 할 때 듣는 소리는 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녹음 환경도 그렇고, 마이크로 녹음된 소리와 실제 두 귀로 듣는 것과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기계식 키보드는 정말 꼭 직접 타건 해보고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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