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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자 이야기

다국어 버전(로컬라이징)을 만들 때 생각해봐야 될 문제들

로이드.Roid 2017. 8. 6. 12:40

어떻게 보면 지난번에 작성한 아래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이 될 듯 하다. 

2017/01/02 - [전업개발자 이야기] - 달력에서 토요일을 파란색으로 표시하는게 국제표준이 아니었구나..


다국어 버전과 로컬라이징은 의미에 차이가 있다. 다국어 버전은 앱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여러 국가의 언어로 만든 앱을 말하는 것이고, 로컬라이징(Localizing)은 현지 문화 특성에 맞게 현지화 하는 작업을 말한다.

구글 플레이나 앱 스토어의 장점은 언어만 지원한다면 전 세계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내가 만든 앱을 배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사용자를 더 늘리기 위해서 디폴트 언어를 영어로 하고, 한국어 버전을 추가해서 앱을 개발한다. 언어외에 다른 리소스나 프로그램 로직에서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이렇게 '현지화' 작업 없이 단순하게 언어만 번역해서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경험으로 체득한 부분도 있지만, 얼마전에 '알쓸신잡'을 보면서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일단 해당 장면을 먼저 보고 가자.

(광고가 싫으면 그냥 동영상 아래 캡처한 이미지를 보자.)


(크게 보려면 여기에서 보세요.)


이모티콘에서 조차 동서양의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과 서양에서의 이러한 이모티콘의 차이를 나는 단지 어떤 사람은 텍스트로 웃음을 표현 할 때 'ㅎㅎㅎㅎㅎ'를 쓰고, 또 어떤 사람은 'ㅋㅋㅋㅋㅋ'를 쓰는 것 처럼 단순한 취향의 차이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구글에서 제공하는 머티리얼 아이콘(Material icons)의 'Social' 섹션을 보면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여러 종류의 이미지 아이콘을 볼 수 있는데 놀랍게도 눈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위에 '알쓸신잡'에 언급된 내용과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

동양인인 내 관점에서 볼 때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뭔가 다 애매하다는 느낌?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좀 다른 종류의 감정이기는 하지만, 위 이미지를 기반으로 해서 내 앱에서 필요로 하는 감정의 이모티콘 이미지들을 다시 만들었다.

각각의 감정마다 눈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 (역시 나는 동양인..) 이걸 보는 서양의 사용자들은 어떤 기분을 느꼈을지가 궁금하다. 

사실 이 문제만 있는건 아니다. 한 주의 시작이 월요일인 국가도 있고, 일요일인 국가도 있다. 또 문자를 우리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지만, 아랍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포함해서 몇몇 국가들은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RTL, Right-To-Left) 읽는다. 이렇게 고려해야 되는 부분들이 아주 여러가지다. 

이런 세세한 부분들에 대한 대처가 충분하지 못했고, 또 번역도 전문 번역가를 통한 번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퀄리티도 떨어졌을거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다국어 버전으로 출시하기는 했지만 해외 사용자의 비율은 국내 사용자에 비하면 현저히 낮고, 또 설치 후 삭제하는 빈도도 더 높다. 단순히 언어만 번역해서는 해외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구글을 비롯한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인문학 전공자들을 채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사람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이해'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도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 것 같다. 

뭔가 개발을 할 수록 공부해야 될 것들이 점점 늘어간다. 영어와 디자인에 이어서 이제는 인문학까지.....


그리고 얼마전 본 번역과 관련된 재미있는 기사 하나.

美공항 한글안내 '너 여기있다'→'현재위치'로 바꿔

공항의 안내 표지판 같은 경우에는 뭐 그냥 재미있네 하고 웃어넘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문장이 저렇게 기계번역처럼 되어있다면, 나라도 소프트웨어의 품질도 떨어지겠거니.. 하고 생각할 것 같다.

잘해야 돼. 잘하자구.


혹시 로컬라이제이션 관련해서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도 한번 일어보시길..

https://developers-kr.googleblog.com/2017/11/empowering-new-generation-of-localization-professional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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